우연한 완벽 : 안티구아 시티 투어

과테말라 시티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1시간 30분 가량 이동하여 안티구아의 숙소에 도착했다.

과테말라 시티와는 정반대의 느낌을 주는, 어쩌면 옛날 시대로 들어온 듯한 정겹고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안티구아는 내 마음을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그도 그럴것이 안티구아에 도착한 날은 1년에 한번인 홀리 위크(Holy Week)가 진행되는 날이였기에 온 마을은 보라색으로 물들어 홀리 위크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였다.

우리는 숙소에 도착하여 대만팀과 한국팀이 함께하는 첫 회의가 진행되었다.

서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이번 여정의 테마를 설정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2가지의 테마를 설정했다.

첫번째는 ‘휴식을 위한 여정’이다. 가게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3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쉬는 날 없이 일하며 달려왔기에 휴식과 전환을 주제로 이번 여정을 다닐 생각이였다.

두번재는 ‘한 발자국 앞으로’이다. 커피를 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은 커피 산지에 방문하는 것을 꿈으로 하나씩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고 그 꿈을 이루려 이곳까지 왔다.

그렇기에 산지에 방문하여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커피를 향한 나의 다짐 또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러한 테마를 설정했다.

모든 회의가 끝나고 현지 가이드분과 함께 곧바로 시티 투어에 나섰다.

과테말라와 안티구아의 역사,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우연히 진행 중인 홀리 위크도 체험할 수 있었다.

도시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은 과테말라는 커피도 훌륭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색감을 이질감 없이 활용하고 작은 디테일도 훌륭한 손재주로 신경써서 만드는 모습을 보며 ‘과테말라의 커피도 그들의 손재주가 뛰어나기에 보다 맛있고 좋은 퀄리티의 커피가 수확이 되는 것일까’라는 상상도 했다.

(또한, 재밌었던 점은 종교적인 문화로 인해 안티구아의 모든 외벽은 4-5가지 정도의 색상 중 하나를 사용해야되며 외부에서 봤을 때는 단층 건물처럼 보여야 되지만 내부는 몇층으로 나눠도 상관없다고 하는 점이 가장 신기했다. 이러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안티구아 도시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써 독자적인 컨셉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십자가의 언덕에서 바라본 안티구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완벽한 날씨, 웅장한 화산, 다채로운 건물, 조금씩 들려오는 홀리 위크의 음악 소리가 어울러져 하나의 심포니를 이루는 듯 했다.

눈 앞에 보이던 거대한 화산은 아구아 화산(Volcán de Agua)이라고 했다. 분화구에 호수가 있었고 물이 굉장히 많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현재는 물이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각기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과테말라를 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물이 점점 고갈되어 간다’라는 말인 것 같다.

이러한 가장 큰 현상은 아마도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현재 지구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기후 환경이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물 부족과 이상 기후 등의 증상이 더욱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실제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를 다니며 다양한 프로듀서에게 물어봤을 때 기후 변화로 인한 큰 피해는 아직 없지만 가끔 나타나는 이상 기후와 온도 변화는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후 Café Nor의 Alejandro에 관한 블로그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자연을 활용한 연구와 개발을 늘리고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우리가 살아가는 삶, 미래의 후손들이 살아가는 삶, 맛있는 커피를 언제나 마실 수 있는 삶을 지금과 같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환경을 다시 나아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환경을 위한 일상 속의 가장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려고 한다.

+Plus Note

이번 블로그의 제목을 ‘우연한 완벽’으로 지은 이유는 그만큼 과테말라에서의 여정이 생각치도 못하게 완벽했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기존에 계획 되었던 일정이 변경 되어 시티 투어를 하게 되었지만 마침 홀리 위크가 진행 중이였고, 시티 투어도 생각보다 자세하게 할 수 있었으며 추후에 여행으로도 오고 싶을 정도로 과테말라 안티구아에서의 모든 시간이 행복했다.

이번 여정의 테마로 잡았던 ‘휴식을 위한 여정’의 시작을 알리고 즐길 수 있기에 충분했다.

시티 투어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안티구아의 다양한 로컬 카페도 방문했는데 다음 블로그에 자세히 다뤄 보려고한다.

시티 투어가 끝나고 Primavera의 Nadine과 합류하여 과테말라의 음식을 함께 먹었다.

Nadine에게 궁금한 점들도 물어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들의 여정의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과테말라의 음식은 다양한 향신료와 식자재가 들어가 독특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과테말라에서 2박 3일간 묵었던 숙소에서의 이른 아침 풍경.

숙소도 이쁘고 풍경도 이뻤기에 모든 것이 완벽했다!